라이다 — 빛으로 길을 읽는 자율주행차의 눈

한눈에 보기
라이다는 레이저 빛을 내보낸 뒤 물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시간을 재어 거리를 알아내는 센서다. 한 번의 측정은 점 하나에 불과하지만, 빛의 방향을 빠르게 바꾸며 수많은 거리를 모으면 도로와 자동차, 사람, 건물의 형태가 3차원 점구름으로 나타난다. 카메라가 색과 무늬를 읽는 눈이라면 라이다는 공간의 깊이를 직접 재는 자에 가깝다.
등장하기 전의 세상
기계는 오랫동안 카메라와 레이더로 주변을 살폈다. 카메라는 색과 무늬에 강하지만 어둠과 역광에서 거리를 판단하기 어렵다. 레이더는 날씨에 강하지만 작은 물체의 윤곽을 촘촘히 그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탄생과 발전
라이다의 출발점은 1960년에 실용적인 레이저가 등장한 뒤 빛의 비행 시간을 거리 측정에 이용한 데 있다. NASA는 1964년 지상에서 위성으로 레이저를 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재어 약 966킬로미터 떨어진 위성의 위치를 추적했다. 이후 항공기와 우주선의 레이저 고도계는 지표 높이, 빙하, 숲과 행성 표면을 정밀하게 지도화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컴퓨터와 센서가 작아지면서 변화가 빨라졌다. 2005년 스탠퍼드의 자율주행 연구차 ‘스탠리’는 지붕에 앞쪽을 향해 서로 다른 각도로 기울인 여러 레이저 거리 센서를 달았다. 측정점을 3차원 지도로 합쳐 사막 도로의 장애물과 주행 가능한 지면을 구분했고, DARPA 그랜드 챌린지의 132마일 코스를 사람의 운전 없이 완주했다.
작동 원리
송신부가 매우 짧은 레이저 펄스를 내보내면 빛은 공기 중을 지나 물체 표면에서 일부 반사된다. 수신부는 돌아온 빛을 감지하고, 전자회로는 출발부터 귀환까지 걸린 시간을 잰다. 빛이 물체까지 갔다가 되돌아왔으므로 거리는 ‘빛의 속도×왕복 시간÷2’로 계산한다.

회전 거울이나 다수의 발광·수광 소자는 빛을 여러 방향으로 훑는다. 각 측정에는 거리뿐 아니라 발사 각도와 반사 강도가 붙고, 차량의 위치와 자세 정보를 더하면 점들이 하나의 3차원 좌표계에 놓인다. 소프트웨어는 이 점구름을 묶어 도로 경계와 장애물 후보를 찾는다. 검은 표면, 유리, 비·눈·안개처럼 빛을 약하게 돌려보내거나 흩뜨리는 환경은 측정 품질을 낮출 수 있어 카메라와 레이더를 함께 사용한다.
세상을 바꾼 방식
라이다는 항공기에서 지형과 숲, 빙하를 넓고 정밀하게 기록하게 했다. 자율주행에서는 주변 물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로봇과 드론, 공장 자동화 장비도 같은 원리로 공간을 인식한다.
흥미로운 이야기
라이다라는 이름은 레이더와 닮았지만 사용하는 파동이 다르다. 레이더는 전파를, 라이다는 훨씬 짧은 파장의 빛을 쓴다. 짧은 파장은 작은 형태를 세밀하게 구분하는 데 유리하지만 날씨와 표면 특성의 영향을 더 받는다. 그래서 어느 센서 하나가 모든 상황을 해결하기보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센서 융합이 중요하다.
오늘날 남은 영향
현대 라이다는 회전식부터 움직이는 부품을 줄인 고정형까지 다양해졌다. 방식은 달라도 짧은 빛의 왕복 시간을 재고 수많은 거리점을 공간 지도로 바꾸는 핵심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