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 빛의 방향과 박자를 맞춰 정밀 작업을 연 기술

한눈에 보기
레이저는 빛의 진행 방향과 파동의 박자를 가지런히 맞춰 내보내는 장치이다. 전구처럼 주변을 넓게 밝히는 빛과 달리 좁은 곳에 빛을 모으거나 먼 곳까지 보내는 데 유리하다. 여기서 박자는 파동의 마루와 골이 맞물리는 관계를 뜻한다. 빛을 단순히 밝게 만드는 데서 나아가, 필요한 위치에 에너지를 전달하고 작은 차이를 읽는 도구로 발전한 기술이다.
등장하기 전의 세상

레이저가 등장하기 전에는 금속을 깎고 새기는 작업에 공구를 직접 대는 방식이 널리 쓰였다. 빛은 작업면을 밝히거나 렌즈로 관찰하는 데 활용되었다. 한편 연구자들은 전파를 증폭하는 장치인 메이저를 개발했고, 그 원리를 눈에 보이는 빛으로 넓히려 했다. 원자에서 나오는 빛을 서로 맞춰 키우고 장치 밖으로 꺼낼 수 있는지가 과제였다. 여러 연구소가 실제로 작동하는 레이저를 먼저 만들기 위해 경쟁했다.
탄생과 발전

1960년 5월 16일, 미국 휴스 연구소의 시어도어 마이먼과 조수 어니 드헤넌스는 최초로 작동하는 레이저를 선보였다. 작은 인공 루비를 나선형 플래시램프로 둘러싸고 강한 섬광을 비추는 장치였다. 루비는 받은 에너지를 붉은 레이저 빛으로 내보냈다. 이때 빛은 계속 이어지는 줄기가 아니라 짧게 끊기는 펄스로 나왔으며, 빛을 증폭한다는 구상이 실제 장치에서 확인되었다.
작동 원리

루비 레이저는 플래시램프의 빛으로 원자 속 전자에 에너지를 먼저 공급한다. 이렇게 에너지를 받은 원자에 알맞은 빛이 지나가면, 같은 성질의 빛을 더 내놓게 하는 현상을 유도방출이라고 한다. 이때 전자는 낮은 에너지 상태로 돌아간다. 빛의 알갱이인 광자가 새 광자의 방출을 이끌며 빛의 색을 결정하는 파장과 박자, 진행 방향이 맞춰진다. 루비 양끝의 거울은 빛을 안으로 되돌려 이 과정을 거듭하게 한다. 한쪽 거울은 일부 빛을 통과시켜, 안에서 증폭된 빛을 밖으로 꺼내는 출구가 된다.
세상을 바꾼 방식
레이저가 등장한 뒤에는 빛을 정밀하게 쓰는 방법이 넓어졌다. 제조 현장에서는 좁은 부분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가공 도구가 되었고, 의료에서는 눈 앞쪽의 투명한 각막 모양을 바꾸는 수술에도 쓰였다. 바코드 판독처럼 일상적인 작업부터 멀리 떨어진 대상의 거리를 재는 일까지 용도가 이어졌다. 같은 원리라도 재료와 출력, 빛을 내보내는 방식을 바꾸면 서로 다른 작업을 맡길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
최초 레이저의 유명한 홍보 사진에는 실제 첫 장치보다 큰 플래시램프와 루비가 등장한다. 원래 장치가 너무 작아 사진가가 더 큰 부품을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사진의 크기와 구성을 최초 실험 장치 그대로로 받아들이면 역사를 잘못 읽게 된다. 스미스소니언에 남은 루비도 당시 실험용 결정 가운데 하나이며, 바로 그 결정이 최초의 빛을 냈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오늘날 남은 영향

오늘날 레이저는 작은 칩 안의 부품부터 거대한 연구 시설까지 여러 규모로 쓰인다. 빛의 종류도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쓰는 장치도 있으며, 짧은 펄스를 내는 방식과 연속으로 빛을 내는 방식이 함께 발전했다. 필요한 파장과 출력, 시간을 골라 쓸 수 있게 되면서 레이저는 통신과 의료, 제조와 과학 실험을 이어 주는 빛의 도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