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포화도 측정기 — 빛으로 혈액의 산소포화도를 읽은 기기

한눈에 보기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손끝에 빛을 비춰 혈액의 산소포화도와 맥박을 추정하는 기기이다. 산소포화도는 적혈구에서 산소를 나르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에 산소가 얼마나 결합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다. 손가락을 넣는 집게 한쪽에는 빛을 내는 부품이 있고, 맞은편에는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가 있다. 집게가 손끝을 가볍게 잡으면 기기는 조직을 통과하고 남은 빛에서 혈액의 변화를 읽는다.
등장하기 전의 세상

이런 기기가 널리 쓰이기 전에는 동맥에서 혈액을 뽑아 검사 장비에 넣고 산소 상태를 살피는 방법이 중요했다. 분석기에 달린 전극은 검체 속 산소가 얼마나 녹아 있는지 파악하는 데 쓰였다. 이렇게 얻은 결과는 혈액을 채취한 시점의 상태를 보여 준다. 환자의 호흡이 빠르게 변할 때는 한 번 얻은 결과만으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어려웠다. 혈액을 거듭 뽑지 않고도 상태를 지켜볼 방법이 필요했다.
탄생과 발전

1972년 일본 니혼코덴의 기술자 아오야기 다쿠오는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양을 살피는 장비를 연구하고 있었다. 그는 맥박에 맞춰 달라지는 빛의 흡수에 혈액의 산소 상태를 알아낼 단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974년 학회에서 원리를 발표했고, 이듬해 회사는 귓불에 센서를 끼우는 기기를 내놓았다. 초기 제품은 작은 전구를 썼다. 이후 발광 다이오드와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센서가 발전하면서 기기는 더 작아졌다.
작동 원리

손끝형 기기의 발광부는 붉은빛과 눈에 보이지 않는 근적외선을 번갈아 보낸다. 산소가 붙은 헤모글로빈과 산소를 내려놓은 헤모글로빈은 이 두 빛을 서로 다른 정도로 흡수한다. 심장이 뛸 때마다 손끝의 동맥 혈액량도 달라져 맞은편 센서에 닿는 빛이 주기적으로 변한다. 센서는 두 빛의 세기를 각각 전기 신호로 바꾼다. 계산 회로는 맥박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비교해 산소포화도를 추정하고, 신호가 되풀이되는 간격으로 맥박을 계산한다.
세상을 바꾼 방식
이 장치가 바꾼 것은 산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횟수이다. 의료진은 수술 중이나 회복실에서 센서를 붙여 둔 채 산소포화도의 흐름을 살필 수 있다. 한 번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에도 변화가 이어지는지, 변화가 언제 시작됐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후 이 측정 기능이 여러 생체 신호를 한 화면에 보여 주는 환자 감시장치에도 들어가면서 산소포화도와 다른 관찰 결과를 함께 보기 쉬워졌다.
흥미로운 이야기
맥박은 처음 연구하던 측정에서 신호가 흔들리는 원인이었다. 아오야기는 그 흔들림이 오히려 동맥 혈액을 다른 조직과 구별할 단서라고 보았다. 피부와 손톱도 빛을 흡수하지만 한 번의 맥박 사이에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동맥에 혈액이 더 들어오는 순간에는 빛을 받는 센서의 신호가 변한다. 기기가 그 반복을 따라가면 손가락 전체를 통과한 빛 중에서 동맥 혈액의 변화가 남긴 부분을 따로 읽을 수 있다.
오늘날 남은 영향

오늘날에는 진료실에서 손가락에 바로 끼우는 작은 제품과 병원 모니터에 연결하는 센서가 모두 쓰인다. 작은 집게 안에 발광부와 수광부, 계산 회로와 화면을 넣어 별도의 장비 없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다만 손끝의 혈류가 약하거나 손이 움직이면 신호가 흐려지고, 손톱에 바른 색이나 피부 색소도 측정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 수치의 흐름을 환자의 상태와 함께 살핀다.